후쿠오카 여행 4일차는 숙취 및 감기와 함께 맞았습니다. 전날 핫카이산 두병과 남은 잭다니엘 허니를 먹어서ㅋㅋㅋㅋㅋ 또 숙소에 에어컨이 잘 때 저에게 직방으로 오다보니 결국 4일째에 감기를 갖게 됐네요

 

숙취엔 역시 해장이죠. 이날은 모모치 해변을 가기 전에 먼저 텐진역에 들러 점심을 해결하고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가기로 한 곳은 키와미야 함바그!!

 

키와미야 (極味)

 

텐진역 파르코 백화점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사람들이 많이 줄 서 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 곳이 아마도 키와미야일 거에요. 저희가 2시쯤에 가서 점심 시간이 아닌데도 사람들이 엄청 줄 서 있었습니다.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많이 알려져 있다는 명성답게 한국어가 주변에서 많이 들렸습니다. 40여분의 웨이팅 시간 이후 계란과 함께 나오는 함바그를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생 함바그와 짭짤한 계란 및 돌판)

 

오른쪽에 보이는 돌판에 함바그를 젓가락으로 조금 떼어내서 먹기 좋은 굽기로 구우면 됩니다. 그리고 이 기름기가 상당히 많이 튀기 때문에 자리에 준비되어있는 종이 앞치마를 꼭 착용하시는게 좋아요.



기호에 맞게 구운 이후 계란과 함께 입에 넣으면 환상적인 맛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고기의 향기와 입안에서 녹아 나오는 육즙이 매우 일품이에요. 약간 짜긴 하지만 이 육즙과 식감 때문에 젓가락이 쉬지 못했습니다.

 

계속해서 돌판에 고기들을 아껴서 구워먹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고기가 느리게 익기 시작하고, 잘 안익는 시기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이때는 종업원에게 돌을 바꿔달라고 얘기하면 되요(일본어로 어떻게 말하면 되는지는 한국말로 가게 내부에 적혀있습니다.)

 

행복한 해장을 마치고 모모치 해변으로 향했습니다.

 

 

모모치 해변

 

텐진역 주변에서 버스를 탑승하여 모모치 해변까지 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가는 길에 일본 프로야구팀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홈구장인 후쿠오카 야후오쿠!(福岡 ヤフオク!ド━ム)도 볼 수 있었습니다. 경기시간도 안 맞고 계획에 없었어서 아쉽게도 야구경기는 보지 못했어요.



모모치 해변에 도착하면 맨 처음 엄청 높은 후쿠오카 타워가 반겨줍니다. 후쿠오카 타워의 꼭대기에 올라가서 야경을 구경하면 좋다고 해서 저희는 먼저 후쿠오카 타워를 뒤로하고 모모치 해변부터 구경을했습니다.

 

친구의 말로는 모모치 해변이 인공 해변으로 하와이에서 모래를 가져왔다고 하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네요. 맨처음 도착해서 해변의 전경을 보면 확실히 서양 느낌이 나는 건물들이 보여서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에 온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신발이나 수건을 따로 가져오진 않아서 아쉽게도 발을 담구진 못했습니다.

음식점들과 사람들의 모습에서 여유를 느낄 수 있었던 공간이었습니다.



 

후쿠오카 타워(福岡タワ)

 


 

태양을 피해서 조금 그늘에서 쉬다가 후쿠오카 타워로 들어갔습니다. 후쿠오카 타워는 후쿠오카의 상징, 랜드마크라고 하네요. 총 높이가 234 m 라고 하는 이 타워는 내부로 들어갔을 때 티켓 구입을 해서 고층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 타워에서 바라본 후쿠오카의 모습은 마지막 밤을 장식하기에 훌륭했습니다. 저는 어느 도시든 이렇게 위에서 경치를 보는걸 너무 좋아해서 아주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서울처럼 많은 빌딩이 있지만 왠지 모를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경치였습니다. 옆에 소원을 적어서 걸어놓는 곳이 있어서 친구와 함께 소원을 적어서 걸어놓고 왔어요. 바다 건너 적어 놓은 소원이 꼭 이루어 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ㅎㅎ

 

 


후쿠오카 타워까지 관광을 마치고는 다시 텐진역 근처로 돌아와서 맛집을 따로 찾지 않고(우동 맛집들을 찾긴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늦어서 영업시간을 지나버린…) 파르코 백화점 지하 1층에 우동집을 들어갔습니다.



누가 그러던데, 일본에서는 어느 우동집을 들어가도 다 맛있다고 했던 것이 기억나서 우동에 새우튀김 메뉴를 주문했는데!! 우동이 한국에서 먹던 우동과 너무도 달랐습니다. 한국의 우동보다 좀더 얇은 면이었는데 면발이 더 탱탱하고, 국물도 좀 더 진했습니다. 우리나라 우동과 비교했을 때 서로 장단점이 있겠지만 맛집을 찾지 않고서 갔는데도 이정도로 훌륭할 지 몰랐습니다.




우동을 먹은 후에는 숙소 근처로 와서 로컬 맛집 느낌이 물씬 났었던 닭 석쇠구이집(?)에 한 번 가보고 싶어서 들어갔는데 종업원이 나와서 예약을 했냐는 말을.. 저희는 전혀 모르는 말이었는데 갑자기 예야쿠가 이빠이 데스, 고멘나사이 이렇게 말하면서 예약 명단 같은 종이를 보여주길래 일본어 전혀 못하는데도 다 알아들어서 나왔네요.. ㅋㅋㅋ

 

마지막 밤은 서로 여행의 어떤 시간이 좋았는지 얘기하는 시간을 갖다가 잠에 들었습니다.

 




 

마지막 5일차엔 아침에 일어나서 숙소 근처에 있지만 들러보지 못했던 스미요시 신사를 여행의 마지막 관광지로 들렀습니다.

 

스미요시 신사 (住吉神社)

 



바다와 항해의 삼신을 모신 신사라고 하는 스미요시 신사는 2일차에 갔던 케고 신사와는 규모의 차이가 많이 차이났습니다. 규모도 크고, 월요일 아침이었는데도 참배를 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또 신기했던 점은 돌 기둥으로 되어있는 큰 문이 출구까지 여러 개가 있었는데, 그 문을 지날때마다 사람들이 뒤돌아보며 신사를 향해 인사를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일본사람들은 신사에서 참배하는 것을 신성시 여기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와 친구는 안 했습니다 ㅋㅋ)

 

스미요시 신사를 나선 후에는 공항에 가기 위해 하카타 역을 갔고, 후쿠오카에서의 마지막 식사로 메밀 소바를 먹었습니다. 원래는 후쿠오카의 명물 소바 전문집이라는 야고로를 가려고했는데, 그곳에 도착해보니 사라진 집이어서 아쉽게 주변에 다른 이름모를 집으로 갔습니다.

 


관광객이 잘 오지 않는 메밀 소바 집이었던 것 같은데, 사장님께서 영어로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음식이 나온 후엔 먹는 방법까지 손수 알려 주셨던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전날 밤에 먹었던 우동의 면발과 같이 메밀면의 면발도 탱탱했고, 쫄깃하여 맛있게 먹었네요 ㅎㅎ

 

그렇게 후쿠오카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친구는 일 포르노 델 미뇽(イレポルノデルミニョン) 이라는 크루아상 빵집을 들러 빵을 산 후 후쿠오카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후쿠오카 여행기는 여기서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4 5일간의 일정에서 많은 것을 보고, 먹고, 느낄 수 있었고,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에서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일본의 심장인 도쿄에도 한 번 가보고 싶네요.

후쿠오카 여행기 포스팅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